나의 첫 회사 회고
나의 첫 퇴사, 휴식, 그리고 블로그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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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알리진 않았지만 어쨌든 퇴사한지 한 달이 넘었다. 원래 회고를 꼭꼭 작성했었지만 마음이 번잡하고 시기가 애매해서 계속 미루고 있었는데 어느정도 생각이 정리가 되었다고 생각해서 글을 쓴다.
열심히 일한 2024년, 그리고 퇴사
첫 회사 치곤 운이 굉장히 좋았다. 업무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많은 복지 제도가 있었고, 강점이 각각 다른 동료들이 함께 있어서 시너지를 많이 낼 수 있었다. 2023년 여름에 입사하고부터 쭉 일을 한다는 생각보다는 개발을 하는 느낌이어서 노는 마음으로 즐겁게 일했다. 엔지니어링 매니저님과, 다른 개발자 분들의 배려로 신입 개발자로서 소중한 경험들을 많이 했다. 너무 말 뿐이면 안되니 회사에서 한 일들을 몇 가지 나열하자면...
- 리팩토링을 통해 렌더링 시간을 80% 단축했다.
2023년 일이지만, 스프레드시트 비슷한 기능의 페이지의 핵심 로직을 리팩토링해서 렌더링 시간을 80% 단축했다. 이전 블로그 게시글 - 스프레드시트를 최적화 하자 - 서버 개발을 시작했다.
"풀스택이다!" 라고 말하긴 굉장히 창피한 수준이지만 그래도 이제 작은 기능을 개발하거나, 최소한 작은 수정 정도는 백엔드 개발자분께 요청하지 않고 알아서 할 수 있게 되었다. - 앱의 랜딩페이지 정도의 역할이던 웹을 콘텐츠가 게시되는 포털 형태로 개편했다.
결과물에 대한 아쉬움이 아직도 많지만 그래도 유의미한 트래픽과 유입을 만들어넀다. SEO에 대해서도 깊이 공부하는 기회가 되었고, 이미지 최적화를 통해 사이트 로딩 용량을 1/3 수준으로 줄이고, 다시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lint 규칙도 생성했다. 이전 블로그 게시글 - Next.js 성능 개선기 - 신규 프로젝트의 프론트엔드 부분을 레포지토리 생성부터 최종 배포까지 경험했다.
퍼블릭하게 공개하긴 애매하지만 외부 관계자가 데이터를 볼 수 있는 대시보드를 설계부터 배포까지 진행했다. 매니저님이 너의 꿈을 펼쳐라! 하고 거의 백지수표처럼 여건을 보장해 주셔서 가장 만족스러운 결과물을 낼 수 있었다.
그 외에도 크고작은 일들을 했는데, 스스로는 실수를 많이 했다고 생각하는데 같이 일했던 분들이 일관되게 꼼꼼해서 신뢰가 간다는 피드백을 주셔서 많은 위안(?)이 되었다.
퇴사를 고민하기 시작한 것은 2024년 8월 쯤이었던 것 같다. 우리 서비스는 실제 사용자도 중요하지만 수익을 위해 더 우선적으로 신경써야 하는 것들이 있었기 때문에 앱의 퀄리티에 집중하긴 어려운 상황이었다. 서비스가 성장하고 수익을 내기 시작한 것은 꽤 기쁜 일이었지만 나 개인의 개발자로서의 성장 방향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결국 내 마음에 달린 것이기에 조언을 많이 구하진 않았지만 회사의 많은 분들이 자기 일처럼 조언을 아끼지 않으셨고, 결과적으로는 더 밀도 높은 경험을 찾기 위해 퇴사를 결심했다.
퇴사 이후 한 달, 블로그
퇴사 직후가 설 연휴였어서 고향에 내려가 푸우우우우우욱 쉬었다. 벌써 삶의 다른 지점에 있는 친구들에게 청첩장 몇 장을 받았고, 소중한 사람도 만나고, 퇴사 전부터 열심히 하던 운동도 열심히 했다. 2023년 건강검진 때 내 몸의 1/3이 지방이라는 결과표를 보고 충격을 받아 운동을 시작했는데, 막상 루틴이 되고 나니 그렇게 힘들지도 않고 좋은 변화를 느끼고 있어서 계속 다니고 있다. 어쨌든 건강을 해야 일을 오래 할 수 있기도 하고.
TMI지만 스팀에 스파이더맨 2가 나와서 미친듯이 했다. 진짜 왤케 잼슴..
그리고 뜬금없지만 블로그를 새로 만들었다. 내가 좋아하는 분 중 한 분이 옛날에 "프론트엔드 개발자들은 자기 블로그를 만드는 데 집착하는 경향이 있다. 중요한 것은 뼈대가 아니라 그 안의 내용이다." 라고 하셔서 굉장히 아팠지만, 굳이굳이 블로그를 또 다시 만든 이유는 블로그 자체가 나의 실험실 겸 playground 역할을 해주기 때문이다. 무언가 써 보고 싶은데 개발할 일이 없다? 비버집처럼 블로그를 부수고 다시 만든다.
이번 블로그는 Chakra UI와 Cursor를 써 보고 싶다는 명분 하에 재건축되었다. 둘 다 너무 좋은 도구였고, 이제 Next.js의 App router를 공부하기 위해 조만간 한 번 더 부술지도 모른다.
다음엔 무엇을 하고 싶나요?
우선 백엔드 공부에 대한 계획을 세우고 있다. 백엔드를 아주 놓지는 않을 생각이다. 프론트엔드는 코드 외적인 요인(디자인이나 요구사항 변경 등등)으로 인해 책에서 이야기하는 좋은 설계 를 적용하기 쉽지 않은데, 백엔드는 그런 설계들이 곧이곧대로 적용되어 있어서 얻는 인사이트가 굉장히 많았다. 그 외에도 디버깅이나 의사소통도 훨씬 편해지는 등 긍정적인 부분이 훨씬 많았고, 좀씩 내 영역을 넓혀 나가는 것이 장기적으로도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 달 푹 쉬었으니 이제 구직활동을 다시 시작할 예정이다. 하려던 공부도 자근자근 하면서, 여기저기 기회를 찾고자 한다.
다음 회사는 첫 회사처럼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의견을 낼 수 있고, 기술적으로 교류할 수 있도록 개발자가 많은 회사면 좋겠다. 그리고 최종 사용자에게 가장 가까운 서비스를 만들었으면 좋겠다. 그런 막연한 생각은 있는데 사실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다. 첫 회사가 너무 좋았기 때문에 더 좋은 곳으로 가긴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 같긴 하다.
부족한 저와 소중한 경험을 함께해 주신 휴먼스케이프와 레어노트 팀께 감사드립니다. 🙇♂️